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는 세상입니다.
'1차 자료' 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1차 자료의 의미는 즉 '일차적인 자료', '원작', '오리지널'. 즉 '날것'입니다. 2차 자료는 '이차적인 자료', 곧 1차 자료를 가지고 만들어 낸 것입니다. 1차 자료를 제멋대로 사용하면 가짜뉴스가 되고 맙니다.
클래식이라 하는 고전이 1차 자료에 속하고, 이것을 재차 가공하면 2차 자료.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라 하는 그 원곡이 1차 자료, 이것을 편곡하거나 번안하면 2차 자료. 감염병 역학조사 결과 나온 확진자 수가 1차 자료라면, 확진자 수를 가지고 글을 쓰면 그 글이 확진자 수에 관한 2차 자료인 셈입니다.
영역에 따라 뒤에 붙는 용어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컨대, 역사 자료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1차 사료(원시자료)', '2차 사료'라고 합니다. 즉 1차와 2차를 붙이는 여부는 어떤 정보자료가 '날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일차'이냐 '이차'이냐가 판가름됩니다.
'1차 자료'의 한자는 '一次資料'입니다. 국문과 일문에서 동일합니다.
중문에서는 '일'자 뒤에 쓰는 양사를 '수'(手)로 써 줍니다.
그러므로 1차 자료는 중국어로 第一手資料(제일수자료), 2차 자료는 第二手資料(제이수자료)라 합니다. 앞의 第(제)를 떼고 말하기도 합니다.
중국어 표현에서, 새 물건을 一手(일수), 헌 물건을 二手(이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고시장에서 中古(중고)라는 단어와 함께 二手 용어도 자주 쓰입니다.
新手(신수)는 '초보자'의 의미입니다. 초특급 새 물건(?)을 뜻하는 것이 아니니 혼동하면 안됩니다. 여기선 우리가 '일손'이라는 표현으로 사람을 지칭하듯 '手'가 사람으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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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토지국 데이터베이스 광고인데, ‘e手’라고 쓰였습니다. 이 단어에서 ‘전자’(electronic)를 뜻하는 ‘e’를 붙임으로써, ‘一手’와 같은 발음(yi shou)으로 중첩 의미의 효과를 내었습니다. |
한편, 이 세상의 인간상에 대해 드는 생각입니다.
이 세상에는 1차 자료를 본 사람과 2차 자료만 본 사람으로 나뉩니다.
1차 자료를 본 연구자와 1차 자료를 보지 않은 연구자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가 납니다. 원작을 직접 보고 말한 사람과 말한 것을 듣고 옮기기만 한 사람의 차이가 어떠하겠습니까?
보통 1차 자료는 날것이라 심심하고 퍽퍽합니다. 2차 자료는 조리를 가한 것이라 그런대로 맛이 괜찮습니다. 그래서 2차 자료는 쉽고 1차 자료는 좀 어려운 편입니다.
맨밥은 맛이 없어서, 반찬을 곁들이거나 비비거나 볶아야 먹을 만 합니다.
제품 설명서는 지루하고, 제품 리뷰 영상은 볼 만 합니다.
성경은 딱딱하고, 설교는 들을 만한 법입니다.
그러나, 1차 자료를 경험하지 않은 자는 힘이 없습니다.
1차 자료를 경험하지 않은 자는 1차 자료를 경험한 자를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원곡을 듣지 않고 재가공된 곡만 들으면 원곡이 가진 그것을 온전히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원어로 보지 않고 번역물만 보면 원작이 가진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남이 한 것을 한 다리 건너 듣기만 해서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 온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 세상을 온전히 느낄 수 없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모릅니다.
직접 힘들어보지 않으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릅니다.
직접 아파보지 않으면 얼마나 아픈지 잘 모릅니다.
언제까지 남이 한 경험만 말하고 살 것입니까?
언제까지 남이 만들어 주는 것만 먹을 것입니까?
내 것을 직접 해보세요. 내 인생을 직접 살아보세요.
아흔 아홉 명의 친구가 이번 시험은 어렵다 해도, 당신이 치뤄보기 전 까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아흔 아홉 명의 친구가 이 사람은 괴짜라고 해도, 당신이 만나보기 전 까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남이 해 준 말 말고, 내가 직접 해 주세요.
그리하여 스스로가 '일차', '일수'가 되세요.
1차 자료를 들춰 보세요.
가짜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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