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평和平은 작은 것, 평화平和는 큰 것?
다음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번역본입니다.
한국어 버전은 개역한글
중국어 버전은 新標點和合本(신표점 화합본)
일본어 버전은 新共同訳(신공동역)
영어 버전은 ESV(English Standard version)"
오늘의 한중일성경 구절은 마태복음 5장 9절입니다.
국: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중: 使人和睦的人有福了!因為他們必稱為神的兒子。
일: 平和を実現する人々は、幸いである、その人たちは神の子と呼ばれる。
영: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shall be called sons of God.
국문에서 '화평'(和平)이, 중문에서는 '和睦'(화목), 일문에서는 '平和'(평화)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사실 같은 언어라고 해도 어떤 번역본인가에 따라 선택된 단어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하고 싶은 것은 하나의 한자어 단어가 다른 한자문화권 언어의 번역본에서 또 어떻게 쓰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원어에서는 정확히 어떤 의미입니까?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위와 같은 맥락에서는 사실 어떤 단어를 서로 바꿔 써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일 정도로 다채롭습니다. 한자문화권에서만 볼 수 있는 한자어의 묘미입니다.
한편, 첫 구절의 표현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면서 재미가 느껴집니다. 국문에서 '화평케 하는 자'라는 구절이, 중문에서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목하게 하는 사람', 일문에서는 '평화를 실현하는 사람들'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국문번역에서의 '화평和平'은 근래에 이르러 일상 가운데 잘 쓰이지 않는 듯 합니다. 중문번역에서 쓰인 '和睦화목'은 한국어에서 '화평'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비교적 작은 곳에 쓰입니다. "가정이 화목하다", "관계가 화목하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어의 '평화平和'는 '규모'가 꽤 큽니다. '세계평화' 등 용어에 곧잘 쓰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의 '평화'의 의미는, 중국어에서 통상 '和平화평'으로 번역됩니다. 참고로, 중문성경에서는 "화목하게 되다"라는 의미의 어휘 '和好화호'도 제법 사용되었습니다.
일문에서 '平和평화'는 평화롭다는 정적인 특징을 가지는 반면, '和平화평'은 평화롭지 않았던 곳에 이것을 만들고자 하는 비교적 동적인 특징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화평'은 작은 것이고, '평화'는 큰 것일까요?
한중일 성경의 번역상의 묘미 외에도, 주어 목적어 등 문장 성분에 대한 사용습관이 다른 각 언어의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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