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와 실련제
우리는 그동안 인터넷 실명제, 금융실명제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한 영역에서 ‘실명제’라는 이름으로 요구되는 일종의 규칙에 적응해 왔습니다. 최근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여 대만 정부는 과거 '실명제'에서 다소 생소한 방식의 '실련제'로 바꾸어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명제'와 '실련제'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實名制(실명제): 열매(속, 내용, 실제) 실+이름 명+지을 제
실제 이름과 신분증 상의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기입하거나 제공한다. 실제 중국은 이러한 철저한 인원출입 관리를 통해 코로나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피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實聯制(실련제): 열매 실(속, 내용, 실제)+잇닿을 련+지을 제
실제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와 이름을 기입하거나 제공한다. 실제 이름이 아닌 약칭이나 자신의 호칭이어도 된다. 이에 '백설공주'라고 쓰는 사례가 나타난 모양이다.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개인정보 유출은 차치하고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기록장에 실제 이름을 안적어도 되니 심적인 부담이 없다.
대만에서는 두 가지 방식 모두 28일이 지나면 입력된 정보들이 폐기된다고 합니다. 다만 직접 수기하는 과거방식은 볼펜으로 매번 적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각자 다른 필체로 빼곡히 적어놓은 정보를 알아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거짓으로 적거나 연락처를 누락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습니다.
역학조사를 위해 일일이 검사하는 일도 퍽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리하여 요즘에는 휴대폰을 이용하여 바로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각 상점마다 별도로 부여받은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 연결되는 문자메세지 방식으로 발송하면 끝입니다. 설사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없더라도, 직접 상점의 고유 식별 번호를 문자메세지로 입력하여 지정번호로 발송하면 됩니다. 비용도 물론 무료입니다. 이렇게 하면 확진자 동선 추적시에 '공주'나 '왕자'를 포함하여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이 나타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요즘 대만은 상점 앞에서 휴대폰을 들고 가게 유리창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인지, 국가의 사회 통제가 우선인지, 이 둘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에는 어떤 진화된 방식이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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