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성경] 쉬지 말고 기도? 살지 말고 기도?


  • 쉬지 말고 기도? 살지 말고 기도? 

"성경은 번역서이며, 특히 한자문화권의 한중일 성경은 근대에 이르러 번역 과정 가운데 서로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함께 살펴보면 한자어의 단어 표현이나 번역 방식에 있어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번역본입니다.

한국어 버전은 개역한글
중국어 버전은 新標點和合本(신표점 화합본)
일본어 버전은 新共同訳(신공동역)
영어 버전은 ESV(English Standard version)"


오늘의 한중일 성경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입니다. 

국: 쉬지 말고 기도하라 

중: 不住地禱告

일: 絶えず祈りなさい

영: Pray without ceasing


"쉬지 말고 기도하라"
이 짧은 구절은 매우 유명해서 신앙의 유무에 관계없이 익숙한 말입니다. 
자기계발 영역에서도 많이 애용되고 있는 것이므로 그럴 것입니다. 
이 말은 늘 다른 두 구절과 함께 등장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 세 구절 중에 "쉬지 말고 기도하라"만 부정적인 용법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왜일까요?

"항상 기뻐하라"는 때에 관해서 말한 것입니다. '언제든지, 늘' 이란 뜻으로.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우리의 의지를 염두하여 말한 것입니다. '멈추지 말고 지속해서' 하란 뜻으로. 
"범사에 감사하라"는 환경에 관해서 말한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어떤 환경에서든' 하란 뜻으로.

두 번째 구절에서 우리의 의지의 연약함을 염려하여 '멈추지 말고 계속적으로, 지속적으로'라고 더욱 강조가 된 것입니다. 성경 원어에서부터 그렇게 쓰였습니다.

그리고 영문, 중문, 일문, 국문 모두 같은 문법 형식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쉬지 말고'

위에 언급한대로 '쉬지 말고'는 곧 '멈추지 말고' 라는 뜻입니다. 
즉 '꾸준하게' 하라는 말입니다.

중문 표현에서는 '不住地'(불주지)라 했습니다.
'住' (살 주) 라는 한자는 "살다, 거주하다"라는 뜻이 기본이지만, 
그 외에도 '그치다, 멈추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 맥락 없이 '不住' 하면 살지 않는다는 건지 그치지 않는다는 건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여기서는 부사적 표현으로, "산다"라는 말이 아니고 "그치다"라는 말입니다. 
현대 중국에서도 아주 많이 쓰이는 말입니다. "站住!"(zhan4 zhu)하면 "거기 서!"라는 의미. '地'는 부사로 만들어주는 조사.

그러므로, '不住地'는 '그치지 말고, 쉬지 말고' 입니다.
다른 번역본도 다른 말로 바꾸지 않고 다 그렇게 번역되었습니다. 


일문 표현에서는 '絶えず'. '끊을 절' 자의 '絕'이 들어가 있습니다. 
'絶える'(타에루)라는 "끝나다, 끊기다"라는 뜻의 단어에 ''를 붙여 부정어로 만들었습니다. '끊임없이, 끊김없이', 이 역시 '쉬지 말고'와 비슷한 표현입니다. 

일문 표현도 거의 대부분의 번역본에서 같게 번역되었습니다.  

최근 "그릿"(Grit)이라는 책이 널리 읽혀졌습니다. 
요지는 성공은 재능이 아닌 지속하는 힘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꾸준히 지속하여 기도할 수 있습니까?
걍 살지 말고 기도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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