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종류의 고개 숙인 무리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몇 년 전 스마트폰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영어권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를 붙였습니다.
중화권에서는 그들의 자세에 주목하여 ‘디터우족’(低頭族/ 저두족: 고개를 숙이고 있는 무리)이라는 표현으로 일컬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식으로 저런 용어가 만들어지지는 않은 듯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증상'을 붙여 형용하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에는 또 거북이처럼 목이 쑥 나온 모습을 닮았다 하여 '거북목' 증상이 있다 합니다.
한편 이제는 너도나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스몸비'니 '디터우족'이니 하는 말도 수그러들었습니다.
일상화된 디터우족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반대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나 의식적으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들 외에는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스마트폰 들여다보다 사고를 냈다는 기사님도 있다 하니(절대 이러면 안 됩니다!), 오히려 고개 빳빳이 들고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바야흐로 너도나도 우리 모두가 디터우족이 되었습니다.
늘 있었던 디터우족
이와는 다르게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존재해온 '디터우족'이 있는데 바로 '기도하는 무리들'입니다.
특히 중국어를 사용하는 교회에서는 기도할 때 아직도 '디터우 삐무'(低頭 閉目)와 같은 용어들을 사용하여 "고개 숙이고 눈 감으세요" 라고 행동을 주문하며 '디터우'하라는 것입니다. 기도에 대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는데 이들은 회중기도 시간이 되면 일제히 '디터우족'이 됩니다. 고개를 ‘숙여’ 분위기도 ‘숙연’해 집니다. 물론 기도하는 자들은 집에서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2종류의 디터우족을 구분해 보면, 한 부류는 스마트폰 기계에 대해 머리를 숙이고 또 한 부류는 보이지 않는 신이나 영적 존재에 대해 머리를 숙입니다.
우리는 어떤 디터우족일까요?
사라질 디터우족 vs. 사라지지 않을 디터우족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앞으로 고개 숙여 들여다 봐야 하는 스마트폰은 사라질 수 있으므로 이 부류의 디터우족은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또 한 부류의 디터우족은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한자소리의 아래 글도 참고해 보세요.
송해 씨는 향년(享年) 95세가 아니라 향기수(享耆壽) 95세라고https://hanjasori.blogspot.com/2022/06/95-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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